한국의 서비스 로봇 산업 어디까지 와 있을까?

*본 기사는 2022년 5월 27일 진행한 테크라이브 ‘급성장하고 있는 서비스 로봇의 시장과 기술’의 내용을 요약한 것입니다. 질문: 안녕하세요, <MIT 테크놀로지 리뷰 코리아> 편집위원 최은창입니다. 로봇들로 인해 산업 전반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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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2022년 5월 27일 진행한 테크라이브 ‘급성장하고 있는 서비스 로봇의 시장과 기술’의 내용을 요약한 것입니다.

질문: 안녕하세요, <MIT 테크놀로지 리뷰 코리아> 편집위원 최은창입니다. 로봇들로 인해 산업 전반에서 혁신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오늘은 김요섭 우아한형제들 로봇사업실 이사, 하정우 베어로보틱스 대표, 이상호 KT AI로봇사업단장 세 분을 모시고 ‘급성장하는 서비스 로봇의 시장과 기술’에 대해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현재 로봇 산업에서 가장 앞선 기업들에서 일하시는 패널들과 현재 서비스 로봇 시장이 어떻게 발전하고 있고, 또 인공지능과의 관련성은 무엇인지 초점을 맞춰보겠습니다.

글로벌 서비스 로봇 시장의 흐름과 경쟁력

질문: 현재 세계적으로 서비스 로봇 시장이 커지고 있는 추세입니다. 먼저 한국의 서비스 로봇과 글로벌 서비스 로봇 시장의 차이점은 무엇이 있을까요?

하정우 베어로보틱스 대표: 아직 기술적으로는 미국과 중국이 로봇 시장을 주도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로봇 시장은 상대적으로 작은 편이어서 글로벌 시장에 출시된 첨단 로봇들이 한국에 도입되는 데까지 긴 시간이 소요되고, 미국이나 중국 소비자들에 비해 로봇에 돈을 크게 소비하지 않는 편이라 아직까지는 대부분의 한국 업체들은 미국 회사들과 파트너십 같은 상호 협력의 형태로 로봇 시장에 진출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질문: 그렇다면 베어로보틱스가 실리콘벨리와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었던 강점은 무엇일까요?

하정우: 첫째는 위생 규정에 맞는 재료와 설계도로 로봇을 생산했기 때문입니다. 저희가 미국위생협회(NSF) 인증을 받은 최초의 로봇 업체입니다. 미국 대형 외식기업들은 이 인증이 없는 로봇은 사용할 수 없기 때문에 베어로보틱스의 서빙 로봇이 많은 외식업체의 선택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둘째는 디자인입니다. 사실, 아시아 국가는 눈이 달린 서비스 로봇에 대한 선호도가 있는 편이지만, 반대로 미국과 유럽은 눈에 대한 거부감이 있는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톤을 낮춘 깔끔한 디자인을 출시했더니 미국과 유럽시장에서 좋은 평가를 들을 수 있었죠. 무엇보다 기술보다 음식을 강조하고 싶은 마음이 컸습니다. 음식을 돋보이기 위해 로봇의 조명이나 배경 사운드에 신경을 쓴 점도 많은 영향을 준 것 같습니다.

서비스 로봇이 각광받을 분야는 ?

질문: 현재 국내 서비스 로봇 시장에서는 서빙과 물류가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데요, 그렇다면 다음 분야는 무엇이 있을까요? 노인 돌봄용 로봇, 청소용 로봇도 나오고 있습니다.

김요섭 우아한형제들 이사: 저는 아직 물류용 로봇시장이 크고 있다는 느낌은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기술적인 문제나 환경적인 문제도 중요하지만, 규제 문제를 해결해야만 물류 로봇 시장이 확대되고 더 다양한 서비스 로봇들이 탄생할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는 현재 인력난을 겪고 있는 분야인 조리 로봇과 푸드테크 시장이 더 커지지 않을까 예상합니다.

이상호 KT AI로봇사업 단장: 김요섭 이사님 말씀처럼, 물류 로봇 분야가 비중이 큰 것처럼 나오지만 국제로봇협회(IFR) 데이터를 분석해 보면, 아직 대부분의 물류 로봇들이 공장 내에서 쓰이는 무인운반로봇(AGV)이나 자율이동로봇(AMR)입니다. 아마존 같은 이커머스 시장의 성장 때문에 급속도로 로봇 시장이 확대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공장 외부의 물류 배송 로봇이 더 확대되어야 물류 로봇 시장이 지금보다 더 성장할 거라고 예상하고 있습니다.

물류 이외의 로봇 시장을 말하자면 KT뿐 아니라 다른 테크 업체들의 최종 타깃은 홈 서비스입니다. 다만 어떤 형태의 폼팩터(기기 형태)를 적용해야 될지에 대해서는 한국 대기업뿐 만 아니라 글로벌 기업들도 아직 해답을 찾지는 못했습니다. 삼성전자가 CES 2022에서 컴패니언 로봇(companion robot), 즉 집안을 돌아다니면서 사람을 도와주는 로봇을 공개했던 것처럼 많은 업체들이 홈로봇 분야에서 규모의 경제가 충분히 가능하다는 예상은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서비스 로봇들이 어떤 기능과 형태를 가져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의문이 많은 단계입니다. 향후 몇 년간은 홈서비스 로봇에 대한 많은 개발이 이루어질 것이라 생각합니다.

질문: 네, 한편, 배달의 민족이 개발한 서빙로봇 ‘딜리’는 식당에서 나와 건널목을 지나고 아파드 단지를 찾아서 엘리베이터로 음식을 배달할 수 있다고 하는데요, 어떻게 기술적으로 가능했는지 궁금합니다.

김요섭: 사람들이 배달 로봇이 어떻게 스스로 엘리베이터를 탈 수 있는가를 제일 궁금해합니다. 사실 로봇이 엘리베이터를 탈 수 있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지금 저희가 사용하는 방법은 엘리베이터를 관리하는 시스템과 로봇을 무선통신으로 연결하여 엘리베이터의 문을 열고 닫는 방법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오랜 연구를 통해, 현재 로봇 ‘딜리’는 짝수층이나 홀수층만 운행하는 엘리베이터를 분별하여 탑승하는 기능을 보유하고 있으며, 눈이 오나 비가 오나 날씨의 영향을 받지 않고 실외에서 실내까지 서비스를 하고 있습니다.

                    

서비스 로봇 시장과 정부 규제

질문: 국내에서는 산업용 로봇이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고 서비스 로봇은 8% 정도에 불과합니다. 앞으로 서비스 로봇 시장이 확장될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서비스 로봇 사업을 수행하는 기업들에게는 기술적 장벽 외에도 규제 장벽의 부담이 클 것 같습니다. 현실적 걸림돌이 무엇 인지와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어떠한 변화가 필요한 지에 대해 말씀 부탁드립니다.

김요섭: 네, 특히 배달 로봇 분야가 법적 규제를 많이 받고 있는 상황이며, 여기 계신 KT의 이상호 단장님을 포함하여 여러 기업들과 함께 얼라이언스를 만들어 규제를 풀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저희가 실질적으로 가장 크게 느끼는 제한은 로봇이 현재 공공 도로나 횡단보도를 건널 수 없다는 것입니다. 아직까지 ‘딜리’는 규제 샌드박스를 통해 임시 허가를 받은 지역에서만 서비스를 실행하고 있습니다만, 해당 지역에서도 횡단보도를 달리다 사람과 부딪히는 등 문제가 생기면 법적으로 형사처분을 받을 수 있는 리스크를 가지고 있습니다. 사실 배달 로봇의 속도는 이미 개발 단계에서부터 시속 3~4km로 설정이 되기 때문에 빠르지도 위협적이지도 않지만 이런 법적인 규제 때문에 더 다양한 서비스를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하정우: 실내에서 작동하는 로봇은 실외에 비해 규제가 많지 않아 걸림돌이 된다고 느끼지는 않습니다만, 한 가지 어려운 점은 저희 로봇 ‘서비 리프트(Servi lift)’도 엘리베이터를 타고 여러 층을 오가며 배달을 하는데, 엘리베이터 규범이 표준화되어 있지 않아 기술 개발이 오래 걸리고 로봇을 배치하여 실행할 때도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사실 이러한 문제는 전세계적인 문제인데 만약 한국이 시간을 단축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다면 실내 배송 분야에서 앞서갈 수 있는 발판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상호: 저는 미국의 규제 레벨에 비해서 한국의 규제가 더 심한 것 같습니다. 방금 김요섭 이사님께서 말씀처럼, 한국에서는 실외 자율주행 로봇을 법규상 자동차로 간주하기 때문에 자동차가 횡단보도를 건널 수 없는 것처럼 로봇도 횡단보도를 이용할 수 없습니다. 정부가 샌드박스를 통해 규제를 풀어나가고 시범 서비스를 확장하겠다고는 하지만 너무 제한적이서 아쉽습니다.

더불어 방금 하정우 대표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건물 실내 공간에 대한 규격화가 굉장히 필요한 상황입니다. 실내 공간에는 엘리베이터뿐만 아니라 보안 게이트같이 회사 카드로만 문이 열리는 시스템이 많은데 로봇이 빠르게 배송을 수행하려면 이런 부분에서도 표준을 정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질문: 사실 모든 로봇이 다 위험한 유형은 아닐텐데 획일적인 안전 규제가 혁신을 저해할 수도 있다고 생각이 듭니다. 서비스 로봇은 편익을 주기 위한 것인데 로봇이 실제로 사용되는 형태, 용도, 위험성을 고려하여 세부적으로 규제 정책이 변경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중국산 로봇과 데이터 보안

질문: 최근 중국산 로봇들이 낮은 가격을 앞세워 시장에 유입된 상황에서, 로봇들이 수집한 국내 데이터가 중국으로 넘어가고 있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습니다. 실제 우리나라에 도입된 중국산 로봇이 많은데, 이 우려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고 계신가요?

하정우: 지금 한국에서 사용하는 서빙 로봇의 경우 몇 개 업체를 제외하고는 전부 중국산 로봇입니다. 실제로 중국 업체들은 중국 정부에서 보조금을 받고 있어서 데이터를 중국 업체가 직접 관리해야 하는 것이 그들의 규정이며 한국에서 사용하는 로봇들의 데이터도 결국 중국에 넘어가게 됩니다. 현재 미국은 미-중 분쟁도 있고 데이터 보안에 굉장히 민감하기에 대부분 중국산 로봇을 사용하지 않고 있지만 한국은 아직 이 부분에 민감하지 않은 것 같아 대안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이상호: 중국 로봇업체들이 어떤 데이터를 관리하는지 정확하게 파악되지 않아서 자세히 모르지만, 추정하기로는 서빙 로봇에 부착된 카메라를 이용하여 호텔이나 식당에서 취득한 영상과 이미지를 넘기고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한국 정부도 이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있습니다. 현재 로봇의 카메라를 통해 취득한 영상 혹은 이미지를 민간기업의 클라우드 서버에 저장하는 것도 법적으로 금지되어 있는 상황인데, 정부에서 제제를 강화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실제로 저희의 데이터가 중국에 넘어가서 어떻게 사용되는지 파악이 안되는 부분이 있어서, 아직까지 어떤 부작용이 생길 것인가는 쉽게 예상하기 어렵습니다.

                           KT의 AI방역 로봇, 자동보조주행 휠체어

로봇에는 경계가 없다: 융합형 로봇

질문: 이미 인공지능과 자율주행 그리고 로봇의 경계가 무너지고 있습니다. 이제는 이 모든 것이 합쳐진 융합형 로봇 서비스의 시대가 온 것 같은데, 이러한 트렌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계시나요?

김요섭: 저는 서비스 로봇이 각광을 받게 된 계기가 AI, 자율주행과 소프트웨어의 발전이라고 생각합니다. 딥러닝, 안면인식 등의 AI 기술이 고도화되면서 로봇 시장도 하드웨어 중심에서 지금의 소프트웨어 중심의 시장으로 변해가고 있습니다. 융합형 로봇에 대해서는 저희도 많이 고민하고 있지만, 결국 하나의 기능만 있는 로봇보다는 다양한 기능을 보유하게 하고 효율성을 높이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소프트웨어와 AI 기술이 중요하며, 실내에서 실외까지의 배송뿐만 아니라 실외에서 실내까지도 배송할 수 있는 자율주행 소프트웨어가 필요하며, 이런 융합형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저희도 노력하고 있습니다.  

하정우: 자율주행 기술이 없었을 때는 사람이 직접 배달을 하고 서빙을 했습니다. 당시에는 이것이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었죠. 하지만 기술의 발전하면서 현재는 로봇이라는 더 효율적인 방법으로 대체되고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자동차 산업에서도 자율주행 기술이 더 발전하게 된다면 “과연 지금의 자동차가 가장 효율적인 운송수단일까?”라는 질문을 던져볼 필요가 있습니다. 어떠한 상황에서도 나를 빠르고 안전하게 데려다 줄 수 있는 운송수단이 나타난다면, 그것이 꼭 자동차의 형태가 아니더라도 사람들이 이용하지 않을까라는 것이 저의 의견이고, 결국에는 이러한 분야에서 더 효율적인 융합형 로봇이 탄생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이상호: 처음부터 인공지능과 로봇은 융합이 될 수 밖에 없었던 것 같습니다. KT는 융합형 로봇을 크게 두 방향으로 보고 있습니다. 먼저 ‘비전 AI(vision AI)’입니다. 실내외 자율주행시 영상 이미지를 고도화할 때, 또는 현장에서 로봇을 위한 매핑을 만들 때 필요한 기술입니다.

다른 한 가지는 음성 AI입니다. 아직까지 사람의 음성 명령을 받아 실행하는 로봇이 상용화되지 않았지만, 이미 국내에서 다수 기업들이 언어 모델을 개발하고 있어서 1~2년 안에는 상용화가 될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KT에서도 현재 음성 인식을 통해 고객에게 개인화된 메뉴를 추천하는 로봇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로봇이 단말기를 통해 사용자의 음성을 인식하는 방식이라면, 미래에는 로봇이 음성이나 영상을 통해 사람과 직접적인 소통을 할 수 있는 단계까지 진화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서비스 로봇 시장의 전망: 어떻게 변화할까?

질문: 글로벌 관점에서 서비스 로봇 시장은 어떻게 변화하게 될까요? 앞으로의 전망을 나눠주십시요.

김요섭: 현재까지는 서빙 로봇이 주류이지만, 향후 가장 발전 가능성이 큰 시장은 실내외 배달 로봇이라고 생각합니다. 한국은 아파트가 주요 주거환경이어서 6개의 바퀴가 달린 배달용 로봇이 적합하지만, 미국은 소형 자율주행 형태의 로봇이 보편화될 가능성이 큽니다. 물론, 나라마다 주거 환경의 차이점은 있겠지만, 전 세계적으로 배달용 서비스의 상용화가 시작될 날은 멀지 않은 것 같습니다.

하정우: 네, 현재 미국에서도 실외 배송 로봇 회사들이 급성장하고 있습니다. 간단한 실외 배송뿐만 아니라 물류 전체를 아우르는 로봇 서비스도 나올 것으로 예상됩니다. 과거에는 미국 기업 스타십(Starship)에서 개발한 단거리 자율운행 배송로봇이 대세였다면, 미래에는 물류 배송을 돕는 장거리 배송로봇이 주를 이루지 않을까 싶습니다. 새로운 서비스 아이디어들이 나온다면 지금과는 또 다른 생태계가 구축될 것 같습니다.

이상호: 실리콘밸리에서 과거 3~5년 동안 서비스 로봇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다양한 분야에서 로봇 서비스 회사들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났었지만, 현재는 99%가 서비스를 중단했습니다. 실내 배송과 서빙 로봇 같은 영역만 살아남았는데 이는 물류, 서빙과 같은 리테일 서비스가 로봇 시장에서 비중이 크다는 걸 뜻합니다. 결국 하대표님 말씀처럼 자율주행 배송 로봇이 크게 성장할 것이고, 또한 과거 한 차례 유행이 지나갔던 IoT를 통한 스마트홈이 다시 3세대 서비스 로봇으로 연결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질문: 테크놀로지의 미래를 조망하는 MIT테크놀로지리뷰의 테크라이브 행사에 참여해 주신 패널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오늘 논의를 계기로 서비스 로봇 시장이 확장되고 생산적 혁신이 지속되기를 바랍니다.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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