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side the ChatGPT race in China

중국의 챗GPT, 정치적 장벽 넘는 경쟁 예고

‘중국판 챗GPT’를 개발하려는 중국 기업들의 경쟁 열기가 뜨겁다. 그러나 그들의 바람과 달리 중국판 챗GPT는 하룻밤 만에 등장하지 않을 것이다.

가끔 모든 사람의 관심을 사로잡는 것이 있다. 2월 초 중국 기술 업계에서는 챗GPT(ChatGPT)가 그 주인공이었다.

중국의 설 연휴 때문이었는지, 아니면 중국에서 현재 챗GPT를 이용할 수 없기 때문이었는지 모르지만, 어떤 이유든 챗GPT라는 자연어 처리 챗봇은 공개된 지 두 달이 조금 넘은 시점에 중국을 휩쓸었다. (챗GPT를 개발한 오픈AI(OpenAI)는 로이터(Reuters)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에서 챗GPT를 서비스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 “일부 국가에서는 우리 미션(mission)과 일치하는 방식으로 서비스 제공이 어렵거나 불가능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2월 초 거의 모든 주요 중국 기술 기업이 챗GPT와 유사한 자체 제품을 개발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며 엄청난 경쟁을 예고하는 때에(이들 기업 중 일부는 심지어 인공지능(AI) 역량으로 알려진 적도 없는 곳이었다), 중국 대중은 챗GPT에 열광하고 있었다.

중국에서 챗GPT를 직접 경험한 사람들은 대부분 가상 사설망(VPN)을 이용하거나 돈을 주고 이용할 수 있는 다른 방법으로 서비스에 접근했다. 예를 들어 오픈AI 계정들을 임대한 영리한 사업가들에게 질문 20개당 일정한 돈을 주고 챗GPT에 대신 질문을 시키는 방법도 활용됐다. 계속해서 점점 더 많은 사람이 챗GPT의 답변을 보여주는 스크린샷이나 짧은 소셜 영상을 올리면서 관련 콘텐츠들이 중국 소셜미디어를 휩쓸었다.

챗GPT는 단순히 새롭고 접근하기 힘든 상황이 주는 매력을 넘어서, 많은 사람(기자 포함)의 기대를 훌쩍 뛰어넘을 정도로 훌륭한 중국어 답변을 내놓으면서 인기를 누리고 있는 듯하다. 오픈AI가 2020년 출시한 이전 모델인 GPT-3(이것도 중국에서는 서비스되지 않는다)는 중국어 콘텐츠 제작에는 그다지 뛰어나지 않았다. 몇몇 중국 기업이 GPT-3의 대안으로 ‘중국판 챗봇’을 개발했지만, 이용자들은 이러한 챗봇들이 예측 가능하고 반복적이며 실망스러울 정도로 틀린 답을 내놓는다며 조롱했다.

기존 언어모델들과 비교했을 때 챗GPT는 중국의 전통문화뿐만 아니라 대중문화 레퍼런스까지도 이해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다소 딱딱하기는 하지만) 자연스러운 답변을 구성하는데 놀라울 정도로 뛰어난 능력을 보여주고 있다. 예를 들어 챗GPT는 중국의 관영매체 환구시보(Global Times)의 이전 편집장이었던 후시진(Hu Xijin)의 문체를 그대로 모방할 수 있다. 또 중국어로 된 밈(meme) 음악들을 알고 있고 그와 유사한 가사를 만들어낼 수도 있다. 이뿐만 아니라 중국의 소셜미디어 플랫폼 샤오홍슈(Xiaohongshu)의 인플루언서 스타일의 이모티콘 가득한 게시글도 작성할 수 있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영어에서와 마찬가지로 챗GPT가 내놓는 중국어 답변의 정확도는 부실한 경우가 많고 사실과 다른 실수를 범한다. 그러나 미국 기업이 개발한 챗봇이 현대 중국에 대해 이 정도의 이해를 보여준다는 사실은 여전히 대중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다. 그중 한 사람인 나 역시 챗GPT의 답변을 보고 경외감을 느꼈다. 내가 보기에 챗GPT는 나보다 후시진 흉내 내기에 더 뛰어나다!

지금 중국 기술 기업들이 챗GPT를 조금이라도 따라잡기 원하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 중국에서 중국판 챗GPT를 개발하기에 가장 가까운 위치에 있는 검색 AI 업체 바이두(Baidu)는 3월에 자체 챗봇인 ‘어니봇(Ernie Bot)’ 테스트를 마치고, 해당 챗봇을 자사의 거의 모든 소프트웨어 및 하드웨어 제품에 탑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알리바바(Alibaba)의 연구부서인 다모 아카데미(DAMO Academy)도 내부적으로 비슷한 챗봇을 테스트하고 있다. 사이버보안 및 검색 기업 360은 ‘가능한 한 빠르게’ 데모 버전을 출시하겠다고 밝혔다. 넷이즈(NetEase), 아이플라이텍(iFlytek), 제이디닷컴(JD.com) 같은 기술 기업들도 교육, 전자상거래, 핀테크 등 특정 분야에서 자체적인 AI 챗봇을 사용할 수 있게 되기를 바라고 있다.

이러한 열풍의 기저에는 흥분과 ‘포모’(FOMO: fear of missing out. 다른 사람들은 모두 누리는 좋은 기회를 놓치고 뒤처질까 봐 불안하고 두려운 마음)가 뒤섞인 채 자리 잡고 있다. 지금까지 챗GPT만큼 대중의 관심을 사로잡은 기술 제품이 많지 않았기 때문에, 챗GPT에 대한 관심을 본 중국 기업들은 오랜만에 대중이 여전히 신기술에 열광하고 있으며 희망을 품을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다른 한편으로 기업들은 이러한 거대한 추세를 놓쳐서는 안 된다는 압박감, 적어도 자신들이 그런 기회를 잡은 것처럼 보여야 한다는 분명한 압박을 느끼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한편에서는 다소 ‘무리수’에 가까운 행동도 나타나고 있다. 중국 주식시장은 AI나 챗봇과 약간이라도 사업적 관련성이 있는 중국 업체를 열광적으로 찾아 나섰다. 가령 AI 관련 배경이 거의 없고 몰락 중인 명품 전자상거래 업체 세쿠(Secoo)는 지난 2월 6일 자사 서비스에서 챗GPT 같은 기술을 활용하는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발표했다. 발표가 있던 날 이 업체의 주가는 124.4% 올랐다. 한편 중국의 배달 대기업 메이퇀(Meituan)의 공동설립자 왕후이원(Wang Huiwen)은 챗GPT 같은 업체를 창업하는 데 5,000만 달러(약 648억 원)를 투자하겠다고 소셜미디어 게시글을 통해 밝혔다. 이후 그는 AI 기술에 대해 알지 못하고 아직 배우는 중이라는 점을 인정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벤처캐피털 자금으로 2억 3,000만 달러를 추가로 확보했다.

물론 이러한 혼란은 언젠가 가라앉겠지만, 여기서 자연스레 떠오르는 질문은 ‘모든 기술 기업이 챗봇 개발 경쟁에 뛰어든 것 같은 미국의 현상을 과연 중국 기업이 실제로 따라잡을 수 있는가?’ 일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중국 기업들만 노릴 수 있는 실질적인 기회가 있기는 하다. 조지 워싱턴 대학교(George Washington University)의 정치학 조교수이자 차이나이(ChinAI) 뉴스레터 작성자이기도 한 제프리 딩(Jeffrey Ding)은 “중국 기업들은 중국어로 된 더 좋은 AI 학습 자료를 확보할 것이며 새로운 제품을 빠르게 개발해야 할 상업적인 동기도 가지고 있다”고 언급한다. 그는 “결국 이건 사업이다”라고 말하며, “오픈AI나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기업들은 챗GPT로 수익을 내기 원하며 그들의 주력 시장은 영어권이다. 그들이 영어에 맞춰서 챗봇을 최적화하는 것은 당연하다. 반대로 바이두는 영어권 시장을 목표로 하지 않기 때문에 제품을 중국 시장에 최적화할 것”이라고 설명한다.

스마트 챗봇 분야에 도전하기 시작한 많은 업체 중에서 진지한 경쟁자로 간주될 수 있는 곳은 소수에 불과하다. 딩은 “가능성 있는 업체는 이미 GPT-3 같은 언어모델을 자체적으로 개발해본 경험이 있는 곳일 것”이라고 지적한다.

딩은 바이두의 원신(Wensin, 일명 ERNIE 3.0 Titan), 화웨이(Huawei)의 판구알파(PanGu-Alpha), 인스퍼(Inspur)의 유안(Yuan) 1.0을 포함해 지금까지 5~6개 정도의 중국판 GPT-3를 목격했다고 언급한다. 그러나 이러한 기업들도 챗GPT에 대항할 만한 성공적인 경쟁자를 만들어내려면 시간이 걸릴 것이다. 오픈AI가 GPT-3를 출시하고 나서 바이두가 원신을 공개하기까지는 1년 6개월이 걸렸다. 이를 생각하면 대형 언어모델(large language model) 개발에서 중국 기업과 서구 기업의 시차를 대략적으로 예측할 수 있다.

설상가상으로 중국 기업들은 해롭거나 정확하지 않은 봇의 반응을 줄이는 데 큰 진전을 이루지 못한 듯하다. 딩은 챗GPT의 경우에는 해롭거나 정확하지 않은 답변을 줄이기 위해서 사람이 피드백으로 개입하는 기능을 통합한 GPT-3 기반의 언어모델인 ‘인스트럭트GPT(InstructGPT)’에 의존하고 있으며, 이것이 사용성에 큰 차이를 가져왔다고 지적한다. 그는 이와 관련해서 중국 기업들이 발표한 논문을 본 적이 없다.

그리고 여전히 정치로 인한 장애물들도 존재한다. 최근 미국의 반도체 칩 수출 통제로 엔비디아(Nvidia)의 A100과 H100 같은 최첨단 그래픽처리장치(GPU)는 중국에 판매될 수 없다. 이는 챗GPT의 원형의 모델 같은 대형 언어모델을 학습시키고 구동하기 위한 중국 기업의 컴퓨터 성능을 제한할 것이다.

중국은 온라인에서 표현의 자유를 통제하기 때문에, 중국이 개발한 챗봇이 정치적으로 민감한 답변을 생성할 경우에는 위험이 커질 수도 있다. 중국 기업들은 정치적 책임을 피하기 위해서 언어모델 서비스를 제공할 때 이용자들의 신청을 받았다. 이러한 기업들은 새로 개발하는 챗GPT 같은 제품에도 이전처럼 이용자 등록 같은 방식을 요구할 수 있다. 그러나 그렇게 되면 해당 언어모델 서비스는 대중에게 완전히 공개되어 있는 챗GPT가 누리는 것과 같은 인기를 재현할 수 없을 것이다.

종합하면, 중국판 챗GPT가 하룻밤 만에 등장할 것이라는 기대는 버려야 한다. 중국 AI 기업들은 아직 갈 길이 멀다. 기술 과대광고 주기는 짧기 때문에 나는 중국의 챗GPT 열풍도 이와 다르지 않으리라고 생각한다. 결국 사람들은 중국판 챗GPT들이 공개되고 나면, 알아서 시험해보고 자체적인 판단을 내릴 것이다. 그러면 나 역시 다시 그에 대한 기사를 작성할 것이다!

중국 따라잡기

1. ‘풍선 드라마’는 여전히 건재하다. 미국은 2월 초에 ‘비행 물체’를 세 개 더 격추했지만, 그것들이 무엇이며 누가 보낸 것인지는 아무도 모르는 듯하다. 이보다 더 이상한 일이 있을까? (NPR)

– 한편, 미국 상무부(Department of Commerce)는 중국 정부의 고고도 정찰 풍선 사용에 연루됐다는 이유로 중국 단체 6곳을 추가로 블랙리스트에 올렸다. (Wall Street Journal)

– 중국은 2021년부터 영공에 허가 없이 무단으로 날아온 미국 풍선이 10개 이상이라고 주장한다. 미국은 해당 혐의를 즉각 부인했다. (New York Times)

2. 소셜미디어 허위정보 캠페인에서 중국을 홍보하고 미국을 맹비난하는 가짜 방송사를 만드는 데 딥페이크(Deepfake) 기술이 사용되었다. 좋은 소식은 아직도 그런 것들을 꽤 쉽게 알아낼 수 있다는 것이다. 적어도 지금은 그렇다. (New York Times)

3. 인도에서 금지된 지 2년여 만에 틱톡(TikTok)이 마침내 복귀 시도를 포기하고, 인도에 마지막으로 남아 있던 직원을 해고했다. (South China Morning Post)

– 틱톡은 또한 최근에 러시아 기반의 허위정보 네트워크가 지난해 유럽 이용자들을 목표로 삼았으며 금지되기 전까지 13만 3,000명의 팔로워를 확보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New York Times)

4. 미국과 중국의 긴장이 고조되면서 중국 통신사들이 아시아와 유럽을 연결하는 대형 해저 케이블 사업에 대한 투자를 철회했다. 이 케이블은 미국 기업이 건설하고 있다. (Financial Times)

5. 마지막으로 미국에서 또 다른 중국 기술 기업의 기업공개(IPO)가 있었다. 주인공은 상하이 기반의 기업 허사이(Hesai)이며, 이 업체는 자율주행 자동차에 사용되는 센서 기술을 개발한다. 2월 초 뉴욕증시에 상장한 허사이의 공모 금액은 2021년 디디(DiDi) 상장 이후 중국 기업의 미국 증시 IPO 중 최대 규모이다. (Bloomberg)

6. 망명 중인 위구르 사람들은 지난해 유출된 중국 경찰 문서를 사용해서 현재 중국에 남아 있는 친인척들에 대한 정보를 찾고 있다. (C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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