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HL, 디지털 혁명으로 공급망 리스크를 줄이다

도이치 포스트 DHL 서플라이체인(이하 DHL 서플라이체인)은 AI 기반 기술 혁신을 통해 공급망을 최적화하고 더 나은 고객 서비스를 제공한다.

공급망의 디지털화는 매우 빠른 속도로 다양한 분야에서 일어나고 있다. 차세대 로봇 및 자율 주행 차량 같은 물리적 기술은 빅데이터 분석, 센서, 블록체인, 가상 애플리케이션과 통합되는 추세다. 맥킨지(Mckinsey) 보고서에 따르면 공급망을 디지털화한 기업은 연간 성장률 3.2%, 연간 수익 성장률 2.3%를 보였다. DHL 서플라이체인은 2013년부터 물류 트렌드 레이더를 가동하고 기술 트렌드에 민감하게 반응해왔다. 지난 AI Summit Seoul 2022 발제자로 나선 DHL 서플라이체인 데이터 애널리틱스 글로벌 총괄 부사장 크리스토프 테이즈(Christophe Theys, 이하 크리스토프 테이즈)는 “우리는 왜 AI 기술을 이용하고 디지털화할까?”라는 질문을 던지면서 4가지 이유를 들었다.

첫째, 팬데믹으로 인한 혼란에 대비해 체인 구축의 회복력을 확보하는 건 경쟁력을 확보하는 길이다.

둘째, 탄소 중립적인 체인 구축이 기업의 지속가능성에 중요한 요소로 자리 잡았다.

셋째, 소비자들이 기대하는 배송 기한을 맞추기 위해서는 속도 개선이 필수적이다.

넷째, 물량이 많아지는 시기에 확대했다가 원래대로 돌아오는 유연성을 갖추는 것이 중요해졌다.

DHL 서플라이체인은 AI 기술을 활용해 자동화뿐만 아니라 공급망 관리와 추적, 제품의 이동, 재고, 물류 관리 및 데이터 분석을 통해 병목 현상과 비효율적인 업무를 파악하고 개선하고 있다.

DHL의 물류 트렌드 레이더 6.0
(출처: DHL)

그렇다면, 앞서 언급한 물류 트렌드 레이더는 어떻게 산업에 적용될까?

DHL 서플라이체인은 지속 가능한 미래를 만들어내는 기술 혁신의 힘을 믿는다. 물류 트렌드 레이더는 면밀히 관찰한 사회, 비즈니스, 기술 동향을 반영하여 2년마다 업데이트되고 있다. 10년간 축적된 노하우와 함께 현재는 웹3.0 기술 기반의 블록체인, 3D 프린팅, 자율 주행 자동차, 퀀텀 컴퓨팅, 대체 에너지 솔루션 같은 기술 접목에 역점을 두고 있다. 이 기술들은 효율적인 의사결정과 부정적인 요소 및 오류의 위험을 줄여줄 것이다. 이 트렌드 레이더는 개념 증명 차원을 넘어 상품화하는 과정을 포괄하며 가장 적합한 기술이 상품화(productization)된다. 100개가 넘는 파트너사와 협업해 POC(Proof of Concept, 개념 증명이라는 말 그대로 기존 시장에 없던 신기술 및 개념의 도입 전에 이를 검증하기 위해 사용하는 방법)한 후 파일럿 규모로 새로운 혁신 기술을 실행하고 이 과정이 성공하면 상품화해서 판매하거나 여러 지역에 지원한다. 크리스토프 테이즈는 ”자체적으로 개발한 알고리즘을 애플리케이션으로 전환해 상품화하고 스케일링(scaling, 실행 중인 프로세스 혹은 컴퓨팅 파워를 늘리는 것)한다”면서 “현재 1,500개가 넘는 기술이 상품화 단계를 거쳐 상용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DHL 서플라이체인이 생각하는 물류 기업의 좋은 혁신은 무엇인가?

DHL은 세 가지 기준을 제시한다. 첫째, 고객의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줄 수 있는가. 여기서 고객은 외부 고객이 될 수도 있고 내부 고객이 될 수도 있다. 단순히 혁신을 위한 혁신, AI를 위한 AI가 아닌 특정 문제나 도전 과제를 해결할 수 있어야 한다. 둘째, 실현 가능성이 있는가. 솔루션은 검증이 끝난 상태여야 하고 바로 적용할 수 있어야 한다. 셋째, 사업화 가능성이 있는가. 실질적인 비즈니스 케이스가 존재하고 사업화 가능성이 유효하면 POC로 발전시켜 상품화한다.

여기에서 이슈는 ‘초기의 혁신을 상품화하는데 어떤 기술을 사용할 것인가’이다. DHL 서플라이체인은 여러 기술 카테고리를 제안하고 해당 업무에 맞게 선택적으로 기술을 선별해 중점적으로 발전시킨다. 예를 들면, 물류 창고를 돌아다니면서 물건을 픽업하는 작업에 피킹 로봇을 활용한다. ‘Goods to person(상품이 작업자를 찾아오는 자동화 시스템)’ 기술은 로봇이 작업자에게 선반을 가져다주는 기술이며 패킹 기술은 자동화된 화물 운반 기기가 트럭까지 운반한다. 고급 분석(Advanced analytics) 최적화 기술을 활용한 AI 알고리즘은 다양한 특정 문제를 효과적으로 해결한다.

DHL 서플라이체인의 데이터 애널리틱스 글로벌 총괄 부사장 크리스토프 테이즈(Christophe Theys)

DHL 서플라이체인이 진행하는 램프업(Ramp-up, 장비 설치 및 기술 적용 후 대량 생산에 들어가기까지 생산 능력 증대를 이끄는 것) 프로젝트는 벌써 300개 이상 출범했다. 지난해 6월에는 전 세계 7천 개가 넘는 사례가 실제 업무에 활용되었다. 크리스토프 테이즈는 ”우리가 가진 데이터 고급 분석과 AI 기술은 공급망의 혁신을 꾀하고 디지털 잠재력을 극대화해줄 것이라 본다”며 “고객이 가진 복잡한 문제, 네트워크 설계나 물품 목록(Inventory) 관리뿐만 아니라 물류 창고 자산 관리에 도움을 준다”고 전했다. 즉, 비용 대비 효과적인 물류 창고 구축, 도착 예상 시간 예측, 수송 제어가 가능해진다. 또 DHL 서플라이체인의 자체 알고리즘은 HR 파이낸스 세일즈 IT 팀을 지원하며 물류 창고 최적화와 수송 최적화를 이룬다. 물류 창고 최적화는 머신러닝 사이클 카운팅을 통해 머신러닝으로 어떤 물류 창고의 어떤 위치에 문제가 발생할지 예측한다. 실제 자체 모듈을 활용한 AI 애플리케이션으로 데이터를 최적화하여 피킹에 소요되는 시간과 거리를 50% 정도 줄였다. 그리고 수송 최적화 작업은 트럭이 빈 채로 이동하는 것을 줄여준다. 배송 후 트럭이 빈 채로 돌아오는 것이 아니라 다른 물품을 픽업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현했다. 디지털 트윈(Digital twin, 현실 세계의 기계나 장비, 사물 등을 컴퓨터 속 가상 세계에 구현한 것)을 활용해 특정 항공편에 어떤 승객이 타고 어떤 구매가 이루어지는지 데이터 분석을 통해 기내 물품 재고를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한 사례도 있다.

어떻게 하면 디지털화 과정의 여러 도전 과제들을 극복할 수 있을까?

스케일링을 포함한 디지털화 작업에는 어려움들이 있다. 첫째, 50개국이 넘는 곳을 관리하는 복잡한 시스템 네트워크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데이터 관리가 어렵다. DHL 서플라이체인은 기존의 중앙화된 데이터 관리 방식을 벗어나 1년 전 ‘데이터 매시(data mash)’ 개념을 도입해 탈 중앙화 데이터 관리 시스템을 구축했다. 탈중앙화 데이터는 로컬이든 아니든 특정 부서든 유관 부서든 상관없이 각자가 데이터를 소유하고 관리할 수 있다. 공동 합의된 생태계 경영 시스템을 준수하고 동일한 규정을 지키면 가능하다. 둘째, 직원들이 각자 역량을 키울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탁월한 데이터 분석 센터(Data analytics center of excellent)를 만들었다. 자동화된 머신러닝이나 셀프서비스 플랫폼을 활용하는 데 필요한 전문성을 지원한다. 기술 전문가가 아닌 부서의 직원들이 능력을 키워서 전문 분석 업무나 AI 관련 애플리케이션을 구현하고 활용하도록 돕는다. 셋째, 소통을 위해 커뮤니티 활동을 지향한다. 예를 들면 CEO와 함께 정보를 공유하기도 하고 지역별, 부서별 실무그룹에서 유사한 관심사를 가진 이들이 모여 활동하며 웨비나도 진행한다. 지난해 말에는 1,200명 정도 참여한 웨비나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물론 기획된 커뮤니티 활동 외에도 주도적으로 만든 자생적인 커뮤니티도 많다. 크리스토프 테이즈는 ”DHL이 이런 활동을 독려하는 이유는 기업 문화의 발전적인 변화가 사람들의 역량을 끌어올릴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혁신적인 기술과 고도화된 분석, 물류 생태계 확장의 70%는 사람과 문화와 관련되어 있다”고 강조했다. 결국 기업의 변화와 혁신을 만드는 주체는 사람임을 다시 한번 상기시킨다.

박수연 에디터(pksyn@mtr.spl.l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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